대상포진은 어린 시절 수두를 앓았던 사람의 몸속에 잠복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주로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신경을 따라 피부에 발진과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상포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대상포진이 발생하는 이유
대상포진은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이 바이러스는 어린 시절 수두를 일으킨 후에도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우리 몸의 신경절에 잠복해 있습니다. 그러다가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되면 신경을 타고 피부로 이동하여 염증과 통증, 물집 등을 일으키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대상포진입니다. 대상포진이 발생하는 주된 원인은 면역력 저하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적으로 면역 기능이 약해지는 경우 과도한 스트레스나 피로, 영양 불균형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 항암 치료나 장기 이식 등으로 면역 억제제를 사용하는 경우, 에이즈와 같은 면역 결핍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등 다양한 상황에서 잠복해 있던 수두 바이러스가 다시 활동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특히 50세 이상의 성인에게서 발병률이 높지만, 면역력이 저하된 젊은 사람이나 어린이에게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20대, 30대도 대상 포진을 앓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한번 대상포진을 앓았다 하더라도 재발할 가능성이 있는데, 재발률은 약 1% 정도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대상포진은 직접적인 접촉으로 타인에게 전염되어 대상포진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수두를 앓은 적이 없거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수두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환자와의 접촉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대상포진의 증상
대상포진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통증과 피부 발진입니다. 초기에는 감기에 걸린 것처럼 피로감, 몸살 기운으로 시작됩니다. 피부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특정 신경이 분포하는 부위에 국한되어 화끈거리거나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 저림, 감각 이상 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통증은 발진이 나타나기 며칠 또는 몇 주 전부터 시작되기도 합니다. 때로는 두통이나 몸살 기운, 오한, 발열 등의 전신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통증이 시작된 후 며칠이 지나면 해당 신경이 분포하는 피부에 붉은 반점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이 붉은 반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물집(수포)으로 변하게 되는데, 마치 띠 모양으로 여러 개의 물집이 무리를 지어 나타나는 것이 대상포진의 전형적인 특징입니다. 이러한 물집은 주로 몸통이나 등이나 얼굴 등 한쪽 편에만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물집은 점차 크기가 커지거나 고름이 차는 농포로 변할 수 있으며, 보통 5~7일 정도가 지나면 물집이 터지면서 궤양을 형성하거나 딱지가 앉게 됩니다. 딱지는 보통 2~3주에 걸쳐 서서히 떨어지면서 피부가 치유됩니다. 보통은 수포가 생기고 띠모양을 띄는 경우가 많지만 좁은 부위에 작게 생기고 수포가 생기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통증의 정도는 사람마다 매우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어떤 분들은 경미한 통증만 느끼기도 하지만, 어떤 분들은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심한 화끈거림이나 찌르는 듯한 고통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통증이 전혀 없는 경우도 드물지만 있습니다. 통증은 피부 발진이 회복된 후에도 지속되거나 새로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하며 심각한 합병증 중 하나입니다. 초기 통증이 심했거나 고령 환자의 경우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할 위험이 더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상포진의 진단, 치료 및 예방
대상포진은 특징적인 피부 발진과 통증 양상을 통해 임상적으로 진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의사가 환자의 증상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고, 피부 병변을 직접 관찰하여 진단을 내립니다. 때로는 진단이 불확실하거나 면역 저하 환자의 경우 바이러스 검사를 통해 확진하기도 합니다. 대상포진 치료의 핵심은 항바이러스제 투여입니다.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여 통증의 정도와 지속 기간을 줄이고, 물집의 치유를 촉진하며, 가장 심각한 합병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의 발생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항바이러스제는 증상 발생 초기, 특히 발진 발생 72시간 이내에 복용을 시작해야 치료 효과를 최대한 볼 수 있으므로, 대상포진이 의심될 때는 최대한 빨리 병원에 방문하여 진료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증상이 나타난 지 72시간이 지났더라도 물집이 계속 새로 생기는 경우에는 항바이러스제 투여를 고려하기도 합니다. 통증 조절도 중요한 치료 목표입니다. 아세트아미노펜이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와 같은 일반적인 진통제를 사용할 수 있으며,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트라마돌과 같은 좀 더 강력한 진통제나 가바펜틴, 프레가발린 등의 신경병증성 통증 치료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심한 통증이나 대상포진 후 신경통에는 아미트립틸린, 센시발이나 리도카인 패치 등 다양한 약물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물집 부위에는 항생제 연고를 발라 세균 감염을 예방하거나, 칼라민 로션 등으로 가려움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의 합병증으로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 외에도 바이러스가 침범한 신경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얼굴 신경을 침범하면 안면 마비가 올 수 있고, 눈 주위를 침범하면 시력 저하나 실명까지 초래할 수 있으며 운동 신경을 침범하면 근육 마비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 이러한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조기 치료가 중요합니다.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방접종입니다. 현재 국내에는 조스타박스 주사와 싱그릭스 주사 등이 사용되고 있으며, 접종 대상은 50세 이상 성인에게 권고됩니다. 예방접종은 대상포진 발생 위험을 낮추고, 만약 대상포진에 걸리더라도 증상을 경미하게 하거나 대상포진 후 신경통 발생 위험을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특히 만성 질환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50세 이상 성인에게 예방접종이 더욱 권장됩니다. 예방 접종의 종류는 생백신과 사백신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종류와 병원에 따라 비용이 10만 원에서 20만 원 정도 됩니다. 생백신은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사용하여 접종하는 방법으로 1회만 받으면 되고 사백신은 비활성화시킨 바이러스를 이용하는 것이어서 2번 접종해야 합니다.